“아리랑·투모로 선곡하니 백악관 보좌진 고개 끄덕”
“아이들이 한국어로 아리랑을 부르자 백악관에 있는 한인 2세 직원들이 눈물을 흘리더군요. 한글을 더 열심히 배울 걸 그랬다는 직원도 만났습니다. 한인 정체성을 자랑스럽다고 말해서 뿌듯했습니다.” 12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환영하는 공식 환영식이 열린 지난달 26일, 한국어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이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윤 대통령 부부에게 감동을 준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. 이날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1학년까지 뉴저지한국학교 소속 어린이합창단 39명은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등장해 한국어로 아리랑을, 영어로 뮤지컬 ‘애니’의 ‘투모로’를 불러 양국 정상의 큰 박수를 받았다. 공연이 끝나자 바이든 대통령은 학생들의 손을 일일히 잡아준 것으로 알려졌다. 그는 행사 후 자신의 트위터에 이들의 공연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. 합창단을 이끈 뉴저지한국학교의 황현주(사진) 교장은 “3주 전에 백악관에서 연락을 받았다”며 “학생들의 공연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을 보내줬더니 며칠 뒤 행사에 참여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”고 말했다. 황 교장의 남편은 본지 칼럼니스트이자 뉴욕과 뉴저지에서 풀뿌리 유권자 운동을 시작하며 한인 커뮤니티에 잘 알려진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 대표다. 황 교장은 이날 선정된 곡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. “아리랑은 한국인들의 혼이 들어가 있고 누구나 아는 노래라고 설명했다. 또 ‘투모로’는 한미 양국의 우정이 미래에도 계속된다는 비전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더니 백악관 보좌관들이 고개를 끄덕이더라”고 설명했다. 공연 직전 발코니에서 연습하면서 살짝 긴장했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고. 황 교장은 “학생들이 매주 토요일마다 한국어 수업이 끝나면 2시간씩 연습을 했던 곡들이었고 또 매년 10여 군데 이상 다니며 공연을 하고 있다”며 “공연이 끝나자 아이들이 ‘한인이라는 게 자랑스럽다’고 말해줘 너무 기뻤다”고 덧붙였다. 한편 뉴저지한국학교의 40년 역사에 비춰 올해로 9년째 된 어린이합창단은 짧은 경력이지만 경력은 화려하다. 2014년 창단한 후 매년 유엔본부에서 정기 공연을 갖고 명절 때에는 한인들이 입원해 있는 양로원을 찾아가 노래로 이들을 위로했다. 버겐카운티에서 진행한 8·15 기념행사와매츠 야구 게임에도 불려가 미국 국가를 노래한 적도 있다. 황 교장은 “늘 최고가 되자는 생각으로 아이들과 열심히 연습했는데 준비한 만큼 기회가 왔고 결과도 좋게 나왔다”며 “항상 준비돼 있는 게 중요한 것 같다”고 말했다. 뉴저지한국어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13년 전 교장으로 부임한 황 교장은 현재 뉴저지 패터슨초등학교에서 25년째 재직 중인 현직 교사이기도 하다. 황 교장은 “학부모들이 뿌듯해하고 기뻐해 좋다.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이 잊지 않고 한국어를 사용하도록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면 좋겠다”고 말했다. 장연화 기자 chang.nicole@koreadaily.com실력 기회 뉴저지한국학교 학생들 한국어학교 학생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